대기업이 청년을 직접 가르치는 ‘K-뉴딜 아카데미’가 발표 단계를 지나 실제 교육에 들어갔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운영하는 아카데미 ‘HINT(HMG Incubation of New Talent)’ 1기 합동 입교식이 27일 현대차 인재개발원 경주캠퍼스에서 열렸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참석해 교육생들을 격려했다.
K-뉴딜 아카데미는 대기업 등이 자기 회사에 특화된 분야의 직업능력개발훈련과 프로그램을 직접 설계·운영해, 청년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노동시장 진입을 돕는 사업이다. 정부가 표준 교육과정을 짜서 내려보내는 기존 직업훈련과 달리, 기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내용을 스스로 편성한다는 점이 다르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으로 새로 시작됐다.
HINT의 규모부터 보면, 두 차수로 나눠 미취업 청년 1000여 명을 가르친다. 차수당 500여 명이다. 교육 장소는 서울·경기·부산·대구·대전·광주·청주 등 전국 7개 지역이다. 1차는 이달 27일 시작해 10월 22일까지, 2차는 10월 28일 시작해 내년 1월 20일까지 이어진다. 경주에서 열린 이번 입교식은 전국의 1기 교육생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로, 교육생들은 2박 3일 일정을 함께 보낸다.
교육 내용은 세 갈래다. 먼저 직무 기초 과정에서 비즈니스 매너와 에티켓, 기업 업무 이해, 생성형 AI를 활용한 업무 혁신, AI 에이전트를 이용한 업무 자동화 같은 소프트·디지털 역량을 다룬다. 조직에서 일하는 방식을 익히는 단계다.
이어지는 직무 특화 과정은 두 트랙으로 나뉜다. ‘임베디드AI’ 트랙은 자동차 공학 개론, 자동차 전장시스템, 임베디드 시스템, 자동차 통신시스템 등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필요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역량을 다룬다. ‘제조지능화’ 트랙은 생산 시스템과 제조공학, AI 기반 제조 데이터 분석, 제조 장비 건전성 관리, 스마트팩토리 기술 등 제조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다룬다. 생산공장 견학과 실차 기반 교육 같은 현장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채용 트렌드 이해, 강점 탐색, 면접 대응 전략과 실전 면접 롤플레이 등 진로탐색·취업지원 프로그램이 붙는다.
청년 입장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자격과 돈이다. K-뉴딜 아카데미의 참여 대상은 15~34세 미취업 청년이다. 재학생 등 일부는 제외된다. 선발할 때는 일정 기간 이상 실업 상태에 있는 등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을 우대한다.
훈련수당은 출석률에 따라 지급된다. 수도권은 월 최대 30만 원, 비수도권은 월 최대 50만 원이다. 사는 곳이 아니라 아카데미가 열리는 지역을 기준으로 정해지는 구조여서, 같은 과정을 들어도 지역에 따라 매달 20만 원이 차이 난다. 정부가 기업에 주는 훈련비 단가도 1인당 시간 기준으로 수도권 약 1만 4500원, 비수도권 약 2만 4500원으로 다르게 잡혀 있다. 지방에 아카데미를 더 많이 열도록 유인을 준 설계다.
훈련 강도는 과정마다 다르다. 각 아카데미는 훈련시간 400시간 이상, 훈련기간 3개월 이상 범위에서 기업이 편성한다. 전체 프로그램의 절반 이상은 직무 분야 훈련으로 채우고, 나머지는 소프트스킬과 진로·경력 설계, 현직자 멘토링, 자체 경진대회 등으로 구성할 수 있다. 몇 주짜리 특강이 아니라 최소 석 달이 걸리는 일정이다.
전체 사업 규모는 HINT 한 곳보다 훨씬 크다. 참여를 신청한 107개 기업을 심사해 최종 53개 기업, 72개 아카데미가 선정됐다. 한 기업이 여러 형태로 참여한 경우를 하나로 묶으면 기업 수로는 50개다. 투입 예산은 988억 원이다.
분야도 AI·반도체에 묶여 있지 않다. 선정 목록에는 셀트리온의 바이오 실무 과정, CJ ENM의 K-콘텐츠 스토리텔러 육성, 하이브와 에스엠유니버스의 K-POP 관련 과정,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 사업개발, 하나은행·KB국민은행·신한금융지주의 금융 과정, 삼성전자 청년희망배움터 6개 과정, 포스코인재창조원 5개 과정 등이 들어 있다. 이공계 전공이 아니어도 지원해 볼 만한 과정이 있다는 의미다.
신청 방법은 한 곳으로 모여 있지 않다. 정부가 인원과 일정을 일괄 공고하는 방식이 아니라, 선정된 기업이 저마다의 훈련 일정에 맞춰 청년을 따로 모집한다. 훈련과정에 관한 정보는 고용24(work24.go.kr)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누리집(krivet.re.kr), 그리고 각 기업의 개별 모집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심 있는 분야를 먼저 정한 뒤 해당 기업의 공고를 직접 찾아보는 편이 빠르다.
다만 과정마다 모집 시기가 다르고 이미 교육이 시작된 곳도 있어, 공고가 열려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HINT의 경우 2차 과정이 10월 28일 시작 예정이어서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 편이다. 수료 뒤 채용이 보장되는 사업은 아니라는 점도 짚어 둘 필요가 있다. 정부가 밝힌 프로그램 구성은 직무훈련과 취업지원까지이고, 채용 연계 조건은 기업과 과정에 따라 다르다. 지원 전에 공고에서 이 부분을 확인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성 김 현대자동차그룹 사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런 변화에 맞춰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하고, “교육생들이 이번 과정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분야 전문 지식은 물론,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문제 해결 능력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축사에서 “K-뉴딜 아카데미는 청년의 노력에 정부와 기업의 지원이 더해져 청년의 성장을 돕는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하며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하고, 더 많은 청년이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K-뉴딜 아카데미를 더욱 확대하겠다”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하던 지난 6월에도 “올해는 예산 여건상 더 많은 기업과 함께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라며 내년 사업 규모 확대를 언급한 바 있다.
울산 지역 교육생 대표로 참석한 김유현 씨(25)는 “대학에서 배운 전공지식(기계공학)을 살려 미래 모빌리티 관련 직종에 취업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고, “마침 고용노동부와 현대차그룹에서 K-뉴딜 아카데미를 통해 제조지능화 관련 현장 직무 교육을 제공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했다”라고 말했다.
사업에 관한 문의는 고용노동부 직업능력정책과(044-202-7270)가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