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보험설계사 등 4개 직종에서 일하는 노무제공자의 고용보험 적용 범위를 넓히는 고용보험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22일부터 8월 31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한다. 정부는 이 개정으로 약 1만7000명이 새로 고용보험에 가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제공자는 회사에 고용된 노동자는 아니지만 특정 사업에 노무를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사람을 말한다. 학원 강사, 배달기사, 방문판매원처럼 청년이 많이 뛰어드는 일자리가 여기에 속한다. 2021년 7월 12개 직종을 시작으로 고용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해 지금은 19개 직종까지 넓어졌다.
문제는 같은 직종 안에서도 보호의 범위가 달랐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는 일부 직종의 고용보험 적용 범위가 산재보험보다 좁아, 두 보험의 적용 범위를 하나로 맞추기 위해 이번 개정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사례가 방과후학교 강사다. 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방과후학교 강사는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이 모두 적용됐지만,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같은 성격의 수업을 하는 강사는 산재보험만 적용됐다.
이번 개정안은 네 개 직종에 각각 대상을 더한다. 보험설계사에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상품을 함께 모집할 수 있는 교차모집인과, 신협·새마을금고 회원을 대상으로 공제 상품을 파는 공제모집인이 추가된다. 방과후학교 강사에는 유치원 방과후 특성화 강사와 어린이집 특별활동 프로그램 강사가 들어온다. 택배기사에는 생활물류서비스법이 적용되는 가구 설치를 함께 하는 택배기사가, 신용카드회원모집인에는 카드사와 제휴계약을 맺은 기업 등에 소속된 제휴모집인이 포함된다.
고용보험에 가입하면 무엇이 달라지나. 노무제공자 고용보험은 일정한 요건을 채웠을 때 일이 끊겼을 때 받는 구직급여와, 출산 전후에 소득이 끊긴 기간을 메워 주는 출산전후급여를 지급한다. 산재보험이 다치거나 아플 때를 다룬다면, 고용보험은 일이 없어졌을 때와 아이를 낳을 때를 다룬다. 그동안 이 두 가지가 한쪽만 열려 있던 직종이 있었던 셈이다.
보험료 부담을 덜어 주는 장치도 함께 안내됐다. 노동자가 10명 미만인 사업장의 사업주와, 월 보수가 270만 원 미만인 노무제공자는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사업에서 고용보험료의 80%를 지원받는다. 수입이 많지 않은 초년차 강사나 모집인에게는 실제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대목이다.
이번 개정안은 4개 직종의 이해관계자 의견을 먼저 듣고, 노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고용보험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논의를 거쳐 고용보험위원회 심의에서 결정됐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번 4개 직종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 범위 확대로, 그간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던 일부 직종에 대한 고용안전망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가 빠르게 늘어나며 노무제공자의 직종 구분이 점점 모호해지는 만큼, 앞으로는 직종별로 하나하나 늘려 나가는 방식보다 국세법상 인적용역사업소득자 전체를 아우르는 방향으로 고용보험 적용 범위를 넓혀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사회안전망을 ‘모든 일하는 사람’을 위한 포용적 사회안전매트로 전환해 나가는 여정의 하나"라고 말했다.
직종을 하나씩 열거해 넓히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플랫폼과 프리랜서 계약이 뒤섞이면서 어떤 일이 어느 직종에 속하는지 스스로도 헷갈리는 청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장관이 언급한 ‘인적용역사업소득자 전체’ 방식으로 가면 직종 목록에 이름이 없어 배제되는 일 자체가 사라진다. 다만 이번 개정안은 4개 직종을 더하는 단계이고, 그 다음 단계의 일정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입법예고 기간에는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다. 개정안 전문과 의견 제출 방법은 고용노동부 누리집 법령·입법예고란에서 확인할 수 있고, 제도 문의는 고용노동부 고용보험기획과로 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