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부모나 조부모, 형제자매를 홀로 돌보느라 학업과 취업, 자기 삶을 미뤄 온 청년들이 있다. 이른바 ‘가족돌봄청년’ 또는 ‘영케어러’다. 이들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자기돌봄비’ 지원사업이 2024년 일부 지역 시범사업을 거쳐 2026년 9월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가족돌봄청년은 중증질환·장애·정신질환 등을 가진 가족을 사실상 전담해 돌보는 청년을 말한다. 돌봄 부담이 학업 중단, 경력 단절,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는데도 그동안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자기돌봄비는 이들이 돌봄에만 매몰되지 않고 자신을 위해 쓸 최소한의 여유를 갖도록 설계됐다.
지원 내용은 연 최대 200만 원이다. 돌봄으로 미뤄 온 자기계발, 건강관리, 문화생활 등에 쓰도록 현금성 포인트를 카드로 선지급한다. 필요한 곳에 먼저 쓰고 나서 정산하는 구조여서, 당장 목돈이 없는 청년도 지원을 체감할 수 있게 했다.
대상은 만 13~34세 가족돌봄청년 가운데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다. 청소년기부터 청년기까지 폭넓게 포괄한 것이 특징으로, 이른 나이부터 돌봄을 떠안은 경우까지 지원 범위에 넣었다.
신청은 온라인 창구인 ‘청년ON’이나 청년미래센터·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받는다. 자기돌봄비 지급에 그치지 않고, 청년미래센터가 장학금·청년도전지원사업 등 다른 제도와 연계해 밀착 사례관리를 제공하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돌봄청년 한 명의 상황을 살펴 필요한 지원을 이어 붙이는 방식이다.
전국 확대의 근거는 9월 시행되는 위기아동청년법이다. 가족돌봄·고립은둔 청년을 전담하는 청년미래센터는 지금까지 인천·충북·전북·울산 4개 시도에서만 운영됐고, 법 시행에 맞춰 17개 시도 전체로 늘어난다. 자기돌봄비는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생애 1회 지급한다.
이 사업은 2024년 인천·울산·충북·전북 4개 시·도에서 시범 시작됐다. 이후 「가족돌봄 등 위기아동·청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 2026년 3월 26일 시행되면서 법적 근거가 마련됐고, 전달체계인 청년미래센터도 확대됐다. 정부는 이런 기반 위에서 2026년 9월 자기돌봄비를 전국으로 넓힐 계획이다.
다만 전국 확대 대상 인원과 9월 정확한 개시일, 중위소득 100%의 세부 산정 기준(가구·개인) 등은 지역별 시행계획과 공고에서 다시 확인해야 한다. 시범 지역과 확대 지역의 신청 시점·방법이 다를 수 있는 만큼, 해당 지역 청년미래센터나 행정복지센터에 문의하는 것이 정확하다.
가족돌봄청년 지원은 오랫동안 통계로도 잘 잡히지 않던 청년들을 제도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다. 연 200만 원이 돌봄의 무게를 대신 짊어질 수는 없지만, 자신을 돌볼 최소한의 여유와 함께 다른 지원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주변에 아픈 가족을 돌보는 청년이 있다면 제도의 존재를 알려 주는 것부터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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