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돈이 없어 빌리려는데 ‘먼저 내고 오라’ — 햇살론 유스의 순서 · ‘진짜 받을 수 있나’ ⑧
기사 3줄 요약
- 1가장 큰 금액인 특정용도자금(1회 900만 원)은 이미 돈을 낸 뒤에만 받을 수 있다. 학원비도 병원비도 ‘납부 완료’, 주거비는 ‘심사일 이전까지 보증금 완납 필수’다. 돈이 없어 빌리려는 청년이 먼저 돈을 내야 하는 구조다
- 2한도 1,200만 원은 평생 딱 한 번이다. 공식 안내의 예시대로 300만 원을 먼저 쓰면 그 대출을 다 갚아도 남는 것은 900만 원뿐이다
- 3적용금리는 대출금리에 보증료율을 더한 값이다. 취업준비생·사회초년생·청년사업자는 연 5.0%, 국민취업지원제도 성공자는 4.5%, 사회적배려 대상자는 2.0%다
햇살론 유스는 소득이 적은 청년에게 정부 보증으로 낮은 금리에 돈을 빌려주는 정책서민금융이다. 그런데 서민금융진흥원 공식 안내를 신청 순서대로 따라가면 한 가지가 걸린다. 가장 큰 금액인 특정용도자금은 그 돈을 이미 낸 뒤에야 신청할 수 있다. 한도 1,200만 원은 평생 한 번뿐이고, 홍보에 자주 보이는 연 4.0%는 보증료를 뺀 숫자다. 청년정책신문이 이 대출의 순서를 따져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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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론 유스는 이름부터 다정하다. 아직 소득이 변변치 않은 청년과 대학생에게 정부 보증으로 낮은 금리에 돈을 빌려준다는 정책서민금융이다. 그런데 서민금융진흥원의 공식 안내를 신청 순서대로 따라가 보면 한 가지가 걸린다. 정작 가장 큰 금액을 빌리려면 그 돈을 이미 낸 뒤여야 한다. 청년정책신문의 검증 기획 ‘이 정책, 진짜 받을 수 있나’ 여덟 번째는 이 대출의 순서를 따져봤다.
제도의 뼈대부터 보자. 서민금융진흥원이 보증을 서고 협약은행이 돈을 내주는 구조다. 대상은 만 19세부터 34세까지, 연소득 3,500만 원 이하다. 대학생과 대학원생, 학점은행제 수강자, 미취업 청년 같은 취업준비생과 중소기업에 1년 이하 재직 중인 사회초년생, 창업 1년 이하 저소득 청년 개인사업자가 여기 해당한다. 재원은 복권기금이다. 자금은 두 갈래로 나뉜다. 용도를 따지지 않는 일반생활자금과 용도를 증빙해야 하는 특정용도자금이다. 한도가 크게 갈리는 것도 이 지점이다.
일반생활자금은 한 번에 300만 원, 1년에 600만 원까지다. 큰돈은 특정용도자금 쪽에 있다. 한 번에 900만 원까지 나온다. 그런데 이 자금의 조건이 ‘납부 완료’다. 공식 안내는 자금용도 인정기준에서 ‘모든 특정용도자금은 보증신청일 이전에 필수 발생사유가 확인되는 경우에 한하여 증빙을 인정한다’고 못박는다. 용도별로도 학업·취업준비비와 사업운용비는 ‘납부 완료’, 의료비도 ‘납부 완료’, 주거비는 ‘계약 체결 및 계약금 납부 완료’에 더해 ‘심사일 이전까지 보증금 완납 필수’라고 적어 두었다. 영수증이 있어야 신청이 되니, 학원비를 낼 돈이 없어 빌리려는 청년은 이 자금을 쓸 수 없다. 어디선가 먼저 구해서 낸 다음 그 영수증으로 신청하는 구조다.
쓸 수 있는 곳도 생각보다 좁다. 학업·취업준비비인데 대학교 등록금은 안 된다. 독서실 이용료와 도서 구입비도 인정되지 않는다. 의료비에서 미용·성형 목적은 빠지고, 사업운용비에서는 간이영수증과 인테리어 비용, 오토바이·화물차 구입비가 제외된다. 더 걸리는 것은 명의다. 자금용도 확인서류의 이용자와 지출자가 신청인 본인인 경우에만 인정되며, 가족 명의 임대차계약과 가족 의료비는 모두 불인정이다. 부모 명의 계약에 얹혀 사는 청년의 주거비도, 아픈 가족을 위해 낸 병원비도 이 대출로는 메울 수 없다. 월세 주거비는 보증금이 월세의 2배 이상인 경우에만 인정한다는 조건도 붙어 있다.
한도는 평생 한 번이다. 동일인에게 최대 1,200만 원을 주고 그것으로 끝난다. 공식 안내는 오해가 없도록 예시까지 달아 두었다. 1,200만 원 가운데 최초 300만 원을 보증받아 사용하면 이후 그 대출의 상환 여부와 관계없이 900만 원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품 페이지 맨 위에는 ‘이 자금이 현재 꼭 필요한 것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하라’는 경고가 붙어 있다. 급할 때 일단 소액부터 당겨쓰는 습관이 이 상품에서는 그대로 손해가 된다.
금리는 두 조각을 더해야 실제 숫자가 나온다. 대출금리와 보증료율이다. 취업준비생과 사회초년생, 청년사업자는 대출금리 연 4.0%에 보증료율 1.0%를 더해 적용금리 연 5.0%다.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해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은 보증료율이 0.5%로 낮아져 4.5%다. 사회적배려 대상자는 크게 다르다. 대출금리가 원래 연 3.5%인데 기획재정부 복권기금이 1.6%포인트를 이자 지원해 1.9%로 내려가고, 여기에 보증료율 0.1%를 더해 적용금리는 연 2.0%다. 한부모·조손·다문화 가구, 북한이탈주민, 등록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근로장려금 수급자, 자활근로자, 채무조정 성실상환자가 여기에 해당한다. 안내 문구에서 흔히 눈에 띄는 4.0%는 보증료를 뺀 숫자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심사는 두 번 받는다. 서민금융진흥원 앱으로만 보증을 신청할 수 있고, 신청일 기준 6개월 이내에 이수한 금융교육 기록이 없으면 보증약정 자체가 체결되지 않는다. 보증이 승인돼도 끝이 아니다. 광주·기업·신한·전북·제주·하나은행과 토스뱅크 등 협약은행 가운데 한 곳을 골라 다시 대출을 신청하고, 은행의 대출심사를 통과해야 실제로 돈이 나온다. 보증 승인과 대출 실행은 다른 관문이다. 소득이 적어도 신청할 수 있다고 안내하지만, 본인 소유 재산이 과다하면 재산세 납부내역으로 걸러진다는 조건도 함께 붙어 있다.
갚지 못했을 때도 미리 알아둘 것이 있다. 보증기관이 대신 갚는 대위변제가 일어나면 빚이 사라진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는 상대가 은행에서 보증기관으로 바뀔 뿐, 원금은 그대로 남는다. 그리고 그 이력은 신용정보에 남아 이후 전세대출이나 카드 발급 같은 다른 문 앞에서 발목을 잡는다. 저금리로 급한 불을 끄는 제도가 갚지 못하는 순간 신용 회복이 더 어려운 청년을 만드는 지점이 여기다.
정리하면 햇살론 유스는 ‘얼마나 싸게 빌리나’보다 ‘어떤 순서로 빌리나’를 먼저 계산해야 하는 대출이다. 신청 전에 세 가지만 따져도 헛걸음이 줄어든다. 첫째 내가 쓰려는 곳이 특정용도자금 인정 범위 안에 있는지, 그렇다면 그 돈을 먼저 내고 영수증을 남길 수 있는지. 둘째 지금 이 금액을 쓰면 평생 한도 1,200만 원에서 그만큼이 영구히 사라진다는 것을 감수할 수 있는지. 셋째 내가 사회적배려 대상자에 해당해 연 2.0%를 적용받을 수 있는지, 그 증명 서류를 갖출 수 있는지. 이 세 가지는 신청 버튼을 누르기 전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참고 자료: 서민금융진흥원 — 이 기사는 해당 기관의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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